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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의 명절증후군
  글쓴이 : 허혜경,    등록일 : 2009-11-20,    조회 : 6196
                                        엄마의 명절증후군
 
                                                                 *경남 마산 삼계중학교
                                                                 *3학년 12반 허혜경
                                                                 *경남 마산시 내서읍 삼계리 대동아파트 108동 102호
                                                                 *(055)232-0283 / 011-9853-0283
 

추석이 다가온다.

매번 명절을 쇠고 나면 태풍이 대륙의 심장을 할퀴고 지나가듯, 엄마는 심하게 몸살을 앓으셨다.

이번 추석도 예외 없이 거듭된 물가 상승으로 만만찮은 제수비용에 어른들 용돈, 가까운 친척이나 이웃에게 줄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하나 준비하려면 물새 듯 빠져나가는 생활비 통장의 잔고가 엄마를 더욱 힘들게 할 것이다.

젊어서 혼자되어 외아들을 목숨처럼 키워 오신 할머니! 워낙에 손끝이 야물고,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지나가는 법이 없는 깐깐한 할머니의 눈에 들기 위해서 비위를 맞추는 것 또한 엄마의 성격 상 할머니도, 명절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심리적인 요인을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유교 사상이 몸에 베인 할머니의 내력으로 볼 때 우리 엄마는 유감스럽게도 딸만 둘을 낳았다는 것이다. 옛날 분이신 할머니께 대를 이을 손자라도 하나 턱하니 안겨 드렸더라면 문제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할머니는 그런 눈치셨고, 엄마는 그 눈치에 주눅이 들어 파김치가 되도록 명절을 혼자서 동동거리셨다.

한가위를 준비하는 달이 어린 아기 젖살 오르듯 빵빵하게 차오르는 반면, 엄마의 낯은 점점 수축해져 간다. ‘매번 저리 유난스런 명절을 보내야 할까? 그냥 좀 쉽고, 편안하게 생각하면 안 될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도 없이 혼자서 줄곧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하고, 집안 손님들을 맞이하고 온갖 뒤치다꺼리까지 그 가슴앓이가 오죽할까 싶다.

더군다나 외가의 명절 풍경은 우리 집과는 사뭇 다르다. 평소에도 외삼촌과 외숙모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닭살 부부!’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사이가 좋다. 특히 명절이나 제사, 김장철처럼 주부들의 일손이 바쁠 때면 외삼촌의 닭살 근성은 빛을 발한다. 사실 외삼촌이 하는 일은 전 뒤집고, 노릇노릇해진 튀김을 건져내고, 밤 까고 그 정도이겠지만, 외숙모에게는 그 이상의 무한에너지로 전해져 가슴에 위안이라는 느낌으로 흐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엄마는 또 달랐다. 호랑이 같은 할머니의 감독 하에 나물 무치랴, 갖가지재료를 꽂아 달걀옷 입혀서 산적 부치랴, 찜 솥에 눌러 붙지 않게 생선 찌랴, 혼자서 감당해야 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빠는 소파에 누워서 프로야구 중계에만 푹 빠져 ‘이대호 홈런~!’ 하고 외쳐대니 더욱 그러 했을 것이다. 남들은 나이 들수록 큰딸과 엄마 사이는 친구처럼 된다는데, 큰딸인 나는 걸핏하면 막대자석의 같은 극처럼 엄마를 밀어내기만 하고, “엄마, 나 새 옷 사러 백화점엔 언제 갈 거야?” 철딱서니 작은딸까지.... 명절 내내 얼마나 피곤하고, 서운하셨을까?

서둘러야겠다. 이번 추석에는 그동안 비싼 운동화 산다고 모아 두었던 용돈을 털어 엄마께 드릴 종합비타민이라도 한 병 준비해야겠다. 나를 위해서 모은 돈으로 그동안 가족을 위해 희생하신 엄마의 마음에 작은 위로라도 안겨드려야겠다. 남들 하는 우스갯말로 “엄마, 제가 이다음에 비행기 태워드릴게요. 엄마는 딸이 둘이라서 비행기도 두 배로 타겠네요.” 하고, 기분 전환이라도 시켜드려야겠다.

그리고 엄마의 명절증후군에는 ‘가족의 사랑과 관심’이라는 예방백신이 있음을 아빠한테도 살짝 귀띔해 드려야겠다. 전이 조금 찌그러지고, 튀김이 조금 타더라도 엄마 옆 빈자리에 우리들의 자리를 마련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