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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살아간다는 것
  글쓴이 : 박혜경,    등록일 : 2005-11-15,    조회 : 5695

제목 : 함께 살아간다는 것


춘천여중 2-8 박혜경


‘여자는 남자의 갈비뼈 하나로 이루어졌다.’ 엄마, 아빠께서 특별히 믿는 종교가 없었음에도 나는 어렸을 때부터 주위의 많은 곳에서 이 말을 듣고 자랐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여자였던 나의 번호는 항상 남자 아이들 번호 후에 매겨지는 것을 의아하게 여겼던 것에서부터 나는 남여평등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여자이기에 양보해야 했던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고 생각해서.

여성부. 남여 차별을 줄이고 여성의 사회참여를 늘리며, 또 여성의 권한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부서. 아이가 있는 유부녀라면 회사에서 해고당하는 것, 임신을 하면 제대로 휴가 하나 못 냈던 것을 철폐하고 모든 것들이 공평하도록 노력하는 여성부를 훌륭한 곳이라고만 생각해왔다. 그리고 여성부에서 하는 모든 일들은 세상이 평등해지도록 하는 거라 믿고 매일 열심히 남여평등을 외쳤다.

그런데, 그런 나의 생각을 바꾸어 주는 일들이 심심찮게 일어났다. 조금씩 학년이 올라가면서 남여평등을 좀더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게 되었고, 또 내 의견을 말할 기회도 조금씩 늘어났다. 그러나 생각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세상에는 꼭 남여평등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 그건 어쩌면 당연한 말이었다. 마치 암사마귀가 숫사마귀를 잡아먹는 것같이 기분이 꺼림칙하면서도 그냥 지나쳐버리는 일들이 많았던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우리는 처음으로 체력장을 경험했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날. 학교 운동장이 좁았지만 넓은 체육관이 있었던 학교였기 때문에 우리는 별 힘겨움 없이 편안히 체력장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단거리 달리기, 윗몸 일으키기, 멀리뛰기 등 모든 종목을 남자가 먼저 해서 우리는 운동장에서 하는 종목을 땀을 뻘뻘 흘리며 해야 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번호순으로 기록을 재기 때문이었다. 내 친구들은 남자가 꼭 먼저 해야 할 이유도 없고, 또 남자, 여자 번호도 따로 있는데 항상 그렇게만 해야 하냐며 불만을 토했다. 또한 나도 여자는 남자보다 체력도 건장하지 못할뿐더러 그 날 생리를 하는 사정도 있는데 남자가 꼭 먼저 기록을 잴 이유는 없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남자애들은 여자애들과는 달리 즐겁게 체력장을 하는구나 하면서.

그런데 갑자기 담임 선생님의 말이 들려왔다. 약간 덩치가 큰 남자 아이가 멀리뛰기를 하려고 하는데 담임 선생님이,

"남자가 여자처럼 1미터도 못 넘으면 어떻해?”

라고 구박을 하시는 것이었다. 힘들어 보이는 그 남자아이. 그 아이의 뒤를 이어서 날렵한 아이들의 기록이 세워지고, 담임 선생님은 박수를 치셨다. 그리고는 너무 마르고 허약한 남자아이에게까지도 좀더 멀리뛰기를 요구하시면서 “여자처럼 허약하지 말라”는 말을 되풀이하셨다.

땀을 비 오듯이 흘리는 두 남자친구. 단 1M의 기록, 그러나 노력의 결실을 만들기 위해 흘린 아름다운 땀은 선생님의 요구에 후텁한 냄새만으로 퍼지고 있었다. 그러는 중에 높은 기록을 세운 남자애들의 자랑스러운 목소리가 간간이 섞여 들려왔다.

그 다음은 여자 차례였다. 오래 기다린 만큼 지칠 수밖에 없었다. 1번, 2번, 3번...... 내 차례가 오면서 더욱 긴장을 해야 하는데 나는 오히려 더 힘이 빠졌다. 그런데 나는 무언가 내가 계속 잘못 생각해오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오랫동안 차례를 기다렸음에도 내 친구들과 모든 여자애들은 어떤 남자애들보다도 더 힘차고 신나게 날고 있었다. 기록이 얼마나 높든, 숫자가 얼마나 크든 상관없이. 그러나 옆에서 구경하시던 다른 선생님 왈,

“그렇게 날라도 기록은 못깨는구만.”하며 웃고 계셨다.‘참, 노력을 보아야지, 이건 완전 남여차별이잖아?’ 나는 이렇게 생각하며 더욱 힘차게 날랐다.

그러나, 나의 기록은 겨우 1M 10cm이었다. 담임선생님은 다시 하라며,

“그렇게 못 뛰어서 어떡해? 체력이 꿀리긴 확실히 꿀리네.”하셨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했음에도 기록은 똑같았다. 속상한 표정으로 들어가는데, 그 허약한 남자애가 나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아직도 땀을 흘리며 체력소모로 힘들어하고 있는 그 아이의 시선에 귓불이 달아올랐지만, 나는“왜...왜왜?” 하며 째려보았다.

  그러나 나는 돌아서서 생각했다. 모든 여자애들에게는 체력이 부족하고 운동신경은 남자애들보다 뛰어나지 않다는 말이 붙었고, 두 남자애들에게도 “여자처럼....”이라는 구박을 받았어도 꼭 여자만 차별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물론, “여자처럼.....”이라는 말이 내 귀에 많이 거슬렸고, 여자의 여러 가지 특성 중 오로지 여자의 체력만을 보고 여자를 낮게 평가했다는 것이 기분이 나빴지만, 남자애들 중에서도 남자는 무조건 건장하고 몸이 날렵해야 한다는 편견 때문에 속상해야 했던 친구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은 각자의 재능이 있고 좋아하는 분야가 있고, 잘하는 것이 있는데. 단지 남자냐 여자냐 하는 신체적 특징과 외형만으로 개개인의 특징까지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남자의 번호와 여자의 번호가 나누어져 있는 것까지도 세계적으로 한류열풍을 일이키고 있는 우리 나라의 자긍심을 떨어뜨리는 딱딱한 습관이다. 더 이상 남자가 앞치마를 두르면 웃음부터 나오고, 남자가 머리를 기르면 그 사람을 기피하고, 또 여자가 딱지치기를 한다고 한 소리를 하고 하는 것은 우리가 과거에 장애우에게 돌멩이를 던지며 놀렸던 것처럼 어리석은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자는 이젠 더 이상 예쁜 인형 같은 존재만이 아니다. 여자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집을 가지고 있고, 모든 고통을 이겨내고 생명을 잉태한다. 그런 이유로 성스러운 여자를 숭배하고, 아담과 이브로 시작되는 성경을 배제하는 사람들까지도 있다. 그렇지만, 출산의 고통 그 뒤에는 여자와 함께 똑같이 가슴 졸이고 있는 자상한 남편이, 손주의 건강한 탄생을 바라는 할아버지가 서 있다. 이렇듯 우리 인류가 하나의 성으로만 이루어질 수 없기에 다들 어른이 되어 서로 협동하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누가 사과를 베어 먹었든, 누가 누구의 갈비뼈로 이루어졌든 상관없이. 아직 어른이 아닌 우리가 이성에 대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도 서로에 대한 이런 그리움과 사랑 때문이 아닐까?